참여 예술, 예술적 현실을 위한 실천 혹은 레토릭

강은미 / PUBLIC PUBLIC 콘텐츠 디렉터
virginiakang@gmail.com

어느 주말 오후, 부산 시립 미술관 전시실 앞, “당일 퍼포먼스 참여 집합장소”라는 표지앞에 삼삼오오 모여든 시민들의 표정이 사뭇 진지하다. 무대에 오르기 전의 무용수처럼 혹은 런웨이에 오르기 직전의 모델들 처럼 조용히 자기만의 시간을 가지고 있다. 기획 전시 《나는 미술관에 OO하러 간다》(부산시립미술관, 2022)에 출품한 조영주 작가의 퍼포먼스 <진실한 관객의 제스처>(A Sincere gesture of Audience)에 신청한 관객들이었다. 정시가 되자 작가가 울리는 짧은 벨소리와 함께 퍼포머와 시민들이 전시실의 한 작품 앞에서 다양한 동작을 이뤄내며 공간을 채워나가기 시작했다. 전시실마다 전시 된 작품들을 해석한 후 미리 구성해낸 몸짓들을 퍼포머들과 함께 시민 관객들이 전시장에서 45분간 펼쳐보였다. 작품의 수평선처럼 바닥에 나란히 누워보기도 하고, 설치된 작품을 타고 놀기도 한다. 영상 작업 앞에서는 동시에 작품의 핵심메시지를 소리쳐보기도 하고 관객석에 앉은 누군가의 귀에 속삭이며 질문을 하기도 해본다. 전시에 출품된 모든 작품이 작가와 안무가를 통해 또 현장에서는 관객의 몸짓을 통해 전달하는 일련의 과정이 하나의 작업이 된다. 이 작업에서 작가, 작품, 관객의 경계는 과연 어디일까? 

조영주, <진실한 관객의 제스처>(A Sincere gesture of Audience), 부산시립미술관, 2022 @필자 촬영
조영주, <진실한 관객의 제스처>(A Sincere gesture of Audience), 부산시립미술관, 2022 @필자 촬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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